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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 Ending '

1.
더이상 사람에 대한 감정을 
글로 적지 않기로 했던적이 있었어요. 
왜냐하면요, 그 사람에게 계속 집착하게 되더라구요. 
물론 전혀 마주하지도 않는데도 말이죠.
계속 그 사람의 윤곽선을 조금씩 조금씩 그려나가요.
마치 데셍하듯이 희미하게 서서히.. 그 사람의 얼굴이 드러나요. 
하지만 이 그림의 도화지는 허상이에요.
내 눈 앞에도 없고, 코 앞에도 없고, 발 앞에도 없는 
제 머릿속의 허상이더군요.
어느 곳에도 없었어요. 
심지어 도화지 속의 인물이
내 눈 앞에 내 코 앞에 내 발 앞에 있는데도,
그 사람은 단지 도화지속의 그림과 닮은 사람일 뿐이었어요. 
그 뿐이에요. 
많은 시간이 흘렀고, 허상 속의 그림은
도화지와 연필로 그린것이 아니라 지우기엔 너무 힘들었어요. 
결국 저는 그림과 닮은 그 사람을 찾아갔어요. 
그리고는 말했죠. 
"나는 당신을 좋아했었어요."
그러자 제 머릿속의 당신은 내가 좋아했던 당신을 보고는 
화들짝 놀라더니 이내 사라져버렸어요. 
그렇게 사라지더군요.
그렇게 제 머릿속에 당신이 사라지더군요. 
이제서야 저의 집착은 사라졌고, 
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.
글은 저를 구속했고, 
말은 저를 해방시켰어요. 


..

  • text
  • 결말
  • 2012. 9. 8. 22:21