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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

나는 이미 출발해 버렸다.

그 트랙에는 오직 오프로드 자동차의 타이어 자국과 

앙상한 늑대의 발자국 뿐이었다.

나는 중간에 서서 한참을 고민했다.

해는 아직 하늘에 떠 있었다.

수많은 산맥들이 나를 힐끔이고 있었다.

나는 살랑이는 풀들 위에 풀썩 앉았다.

풀들은 서로 뒤엉킨채 일그러졌다.

왜 나는 고민하는 걸까.

두려운걸까

저 산자락 밑이 너무 어두워서 그런걸까

나는 굵고 긴 가방을 메고

다시 비탈을 올라갔다.

나는 산등성이 위를 걷고 있었다.

아무도 없는 길이기에

나는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.

아마 신은 이것을 기도로 들었을 것이다.

그러던 중 새삼 깨달았다

나는 겨우 점 하나라는 것이다.

세상에 점 하나.

점 한 개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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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점 한 개
  • 2015. 4. 28. 18:57